티스토리 뷰
말을 걸겠다
나무들은 어디엔가 기다란 촉각을 늘여놓고
잠자는 척 눈 감았구나
비탈밭과 평행으로 내려꽂히던
새매의 흔적처럼 혼을 허공에 스치며
거리를 가로질러 벌거벗고도 부끄럽지 않은
숲속의 사람들에게 다가가
시간의 진한 냄새를 던지려 할 때
어느 날은
정수리에다 입을 비집고 생각나는 것을 쏟아 올려 보고
하강하는 그것들에 우산 없이 젖고 싶을 때
새들의 넋두리와 목말라하는 영혼들의 슬픔
감싸 안은 검은 산
검은 피 깊게 흐르는 산을 넘자고
여름내 고춧골 덮었던 비니루 캐내어
대나무 깃대에 매어 세우고
말을 걸겠다
(1998년)
'그림자 (Artist's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체투지 (0) | 2024.07.01 |
---|---|
나팔 소리 (0) | 2024.07.01 |
총살 (0) | 2024.07.01 |
하느님은 물고기만 편애 하신다 (0) | 2024.07.01 |
스캐너에 얼굴을 짓누르고 꺼억 꺼억 울음 스캐닝 하다가 (0) | 2024.07.01 |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Total
- Today
- Yesterday
링크
TAG
- 서해진
- 아티스트북
- 영해 박씨
- 도날드 J. 트럼프
- 전체주의 범죄
- 공산주의
- 아라가비 박현
- 고타마 아무 대덕 정진웅
- 김종훈
- 지유명차
- 상상센타 고마
- 흉노 박현
- 현재
- 달라이 라마
- 김도일
- 오이디푸스
- 바나리
- 흉노족
- 정진웅
- 전체주의
- 가스라이팅
- 에포크 타임스
- 흉노
- 구경 열반
- 박현
- 울다마 서해진
- 수행시
- 여래
- 김영태
- 오천 정씨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