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캐너에 얼굴을 짓누르고 꺼억 꺼억 울음 스캐닝 하다가
스캐너에 얼굴을 짓누르고 꺼억 꺼억 울음 스캐닝 하다가날카롭게 파고들려는 나의 조각들을 집어 들다베인 자리에서 흐르는, 피를 따라 현관문을 나서서돈암동 쪽으로 발걸음을 옮겨도보이는 건 끊긴 성 줄기, 헐려 실려 나가는 시민아파트 잔해 담벼락에 못 하나 박고 걸린 채 말라가던 사람정육점 냉장고에서 붉은 빛을 쬐고 누웠다가 같이 눕쟀더니 피식 웃고 돌아 눕네 흐린 하늘 딛고 네 소매 속에 뛰어들 때 여름내 덧나다떨어져 나간 딱정이 같이 냄새 없는 향수 속에누군가 가라앉아 숨을 놔두고 누워 있으니저녁 안개 녹말가루처럼 후유적 후유적 닫힌눈꺼풀 속으로 내리는 날 어슷하게 썰어 말렸던산 아래 빌딩들 마른 핏가루에 버무려 먹을까 (1998년)
그림자 (Artist's Book)
2024. 7. 1. 19:55
너는 아는가
너는 아는가 털북숭이 물고기여 너는 아는가 일렁이는 물결 따라 너의 잔 털 들은 부드럽게 일렁였다 촉촉한 레몬 향기는 네 털 새에 스몄다가 플랑크톤처럼 내게로 헤엄쳐 왔고… 순간 일렁이는 달빛을 반사하며 비수처럼 내게 꽂혔다 털북숭이 물고기여 너는 아는가 네 털에 간지럽힌 나의 어깨가 잘리운 팔을 보고 버석 버석 우는 이유를, 털북숭이 물고기여 너는 아는가 비늘 덮인 새여 어데 자는가 네가 머물렀던 가시나무엔 그믐달이 꽂혀 빛을 잃어가고 쏟아진 달빛은 나무가 빨아 먹었다 레몬 냄새에 흐득여 울 때 너는 떠났고 잘린 팔을 보는 나의 눈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미지근한 눈물마저도, 비늘 덮인 새여 어데 자는가 (1998년)
그림자 (Artist's Book)
2018. 8. 2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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