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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 티베트어-한글사전 나왔다 | 연합뉴스

한국 최초 티베트어-한글사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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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 티베트어-한글사전 나왔다

송고시간2010-07-0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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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 티베트어-한글사전 나왔다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 '앙굿따라니까야' 등 그동안 초기불교 경전을 번역하는 외길을 걸어온 전재성(57) 한국빠알리성전협회 대표가 이번에는 국내 첫 티베트어-한글사전을 펴냈다.

석가모니 부처 당시의 인도 지방언어인 빨리어(梵語)로 적힌 초기경전 번역과 티베트어는 큰 상관이 없을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불경 공부와 티베트어는 뗄 수 없는 관계다.

"불교는 인도에서 망한 후 티베트로 넘어가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습니다. 빨리어 초기경전 이후 지식인들의 언어였던 산스크리트어로 된 문헌들이 인도에서는 사라졌어도 티베트에는 고스란히 남아있고 중국의 대승경전들도 티베트어로 번역돼있는 등 불경 연구에서 티베트어 공부는 필수입니다."

 

7일 인사동에서 기자간담회를 한 전재성 박사는 이번 티베트어-한글사전에는 총 3만7천여 개의 현대 티베트 어휘가 담겼다고 소개했다.

불교나 의학용어 같은 전문용어는 포함돼 있지 않지만 티베트어의 발음 기호와 사성표기 체계가 정리돼 있어 고전 티베트어도 해석할 수 있다.

또 티베트 여행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간단한 티베트 회화를 수록했고 티베트 역사와 달라이 라마의 계보도 부록으로 붙였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독일 유학을 갔다가 빨리어 초기경전을 만난 전 박사는 지난 20여 년간 우리 불교계에서는 중시하지 않았던 초기불교 경전 30여 권을 우리말로 번역하는 작업을 벌여왔다.

1980년대 초반 독일 본(Bonn)대학에서 유학할 때 티베트어를 부전공으로 배우기 시작했다는 전 박사는 "대승불교의 중요한 불교경전을 현대적으로 번역하려면 한문이나 빨리어만으로는 부족하다"며 "티베트대장경에서 사용된 불교용어는 중국식 불교용어보다는 불교 기본적 술어의 원형적 의미를 밝혀내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그래서 한국에서도 티베트어 사전을 만들겠다는 시도는 몇 차례 있었지만 티베트어는 음성체계나 사성체계가 하도 복잡해서 아무도 마무리를 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전 박사는 티베트 불교의 스승 달라이 라마의 책이 한국에 여러 권 번역되고 있지만 영어로 된 책을 한국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안타까운 실수들이 저질러지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영어식으로 표기된 티베트 인명이나 지명을 다시 우리말로 옮길 경우 원래 티베트어와는 전혀 다른 발음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예를 들어 라싸(拉薩)의 '포탈라궁(布達拉宮)'의 경우 '뽀딸라'라고 표기하는 게 티베트 원음에 가깝다고 그는 설명했다.

전 박사는 "사전을 발행하기까지 컴퓨터에서 티베트어 폰트와 한글 폰트가 충돌해 오류가 나는 등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초기경전인 '디가니까야'를 번역하는 중이어서 시간적으로나 재정적으로나 힘든 과정을 겪었지만 불경 번역 작업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빼놓을 수 없는 작업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160쪽. 7만원.

chaehe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0/07/07 16:1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