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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랑쉬 오름에서 바라본 성산, 바로 앞에 아끈다랑쉬와 오름들이 성산을 거쳐 바다로 향한다.
기억 한 철
손가락 (季節에게)
너는 그때의 순간을 불러내고
그 기억을 조심스러우면서도
단호하게 짓누른다
덕분에 소리는 귀를 먹고
냄새는 코를 삼킨다
눈을 찌른 색깔은 째진
그곳에 찬물을 길어다
채운다
기억 (찌름에게)
욕망의 변주여
네가 가리고 선 슬픔이 배어나와
또 다른 기억을 지목했다
피하는 대신 내가 네 안으로
배어 들어간다
이 완벽해지는 상황에서
너는 어느 편이냐
연민 (慾望에게)
너를 어느 쪽에도 놓아두지 않았다
여목櫔木의 꽃이 떠오른 두무소 물빛이
한시도 멈추지 않듯,
地軸마저 거역하고 기우는
내 안에서 너는 중력의 부름을 따라
소리 없이 흔들리며 쏟아져 가라
浮石 (쏟아짐에게)
내년 오월이면 마저 지우지 못한
粉紅을 다시 피우겠지만
늙은 사과나무는 선승처럼
제 살갗에 버짐을 또 한 겹 일군다
피고 지는 지표를 담담하게 바라볼 뿐
봉황산 뜬 돌은 움직임도 멈춤도
그림자처럼 없다
붓꽃 (觀照에게)
나지막한 네 독백이 안개에 섞일 때
허공에서 쇠 삽 하나 내려와
꽃 진 밑 둥을 힘껏 찍었다
紫色의 계절이 잘린 손가락 속에서
하얗게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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