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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 유안진

haeoreum 2018. 6. 8. 11:28

허공
유안진


자라면서 기댈 곳이
허공밖에 없는 나무들은
믿는 구석이 오직 허공뿐인 나무들은
어느 한쪽으로 가만히 기운 나무들은
끝내 기운 쪽으로
쿵, 쓰러지고야 마는 나무들은
기억한다, 일생
기대 살던 당신의 그 든든한 어깨를
당신이 떠날까봐
조바심으로 오그라들던 그 뭉툭한 발가락을

바로 선 삶이 꼭 필요한 세상.
기대어 존대하는 연기봅은 바로 선 개인들이 서로 돕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