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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 밖을 여는 놀이 꾀꼬리장난 어렸을 적 '꾀꼬리 장난'이라는 숨바꼭질을 하고 놀았습니다. 어두운 밤에 편을 갈라 숨고 찾을 때, 술래의 편에서 '꾀꼬리 좀 불러다오!' 하고 외치면 숨은 아이들이 여기저기서 '꾀꼴!‘ ’꾀꼴!‘하고 대답합니다. 이렇게 들리는 소리를 따라 숨은 곳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자신들이 사는 동네이고 숨은 아이들은 정직하게 기다리다 가까이 와서라도 다시 '꾀꼬리 좀 불러다오!'를 외치면 '꾀꼴!'하고 바른 응답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나 둘 찾아가며 서로 안팎의 경계를 푸는 놀이는 '꾀꼴!'하고 소리치는 금빛 새의 울음소리가 열쇠였습니다.

엊그제 집 근처 강변을 산책하려고 강변도로에 갔더니 달팽이가 길을 건너고 있었습니다. 지나는 차량이 뜸한 곳이긴 하지만 용케도 차량에 밟히지 않고 거의 다 건너고 있었습니다. 혹시 몰라 길가 풀 섶에 옮겨주고 강을 보니 강물을 거스르고 있는 작은 돌섬이 있었습니다.

놀이는 세계의 표현으로 자신과 세계를 하나로 여는 공부의 한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대에 들어 우리는 우리의 내면을 통하여 세계를 만나던 것을 외부의 디지털기기를 통하여 만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 이면의 또 다른 겹의 현실 중에 초현실과 비현실이 있습니다. 우리 내부의 경험은 따스한 마음을 동반합니다. 디지털 기기를 통한 온라인에서 하는 놀이(게임)의 경우 적대적 방식의 싸움이 주류를 이루고 이 경우 차가운 마음으로 상대를 죽이는 모양입니다. 또한 내부의 현실일지라도 이타적 관계가 아닌 배타적 관계를 통한 현실이라면 차가움을 통한 적대적 방식으로 발현됩니다.

진안 주천의 아이들과 함께하는 상상프로그램 중에 숨바꼭질을 하며 안팎의 닫힘과 열림에 대한 생각을 합니다. 우리에게 안과 밖이라는 열림(on)과 닫힘(off)의 세계는 과연 어디였는가. 지금 우리의 안과 밖은 과연 어디인가.

강변산책 중에 본 달팽이와 돌섬 같은 마음이, 내부와 외부의 공간이 지평으로 열리는, 꾀꼬리 소리라는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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