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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랑쉬 오름
전나무 숲길을 벗어나니 멀리 잘 생신 오름이 보인다. 세화에서 송당 가다가 비자림 길로 갈라지는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향하면 은월봉 길이다. 아래쪽이 푸른 숲으로 덮인 큰 오름이 바른편에서 무심하다. 스승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걷다가 문득, 지나친 길가 작은 푯말이 궁금해 돌아와 본다. ‘지질표준원점' 지구 중심으로부터 연결된 측량 원점이다,
지금 향해가는 기억 저편의 중심, 몇 해 전 장에 다녀오시는 아버지가 밟고 온 길을 되밟아 나온 후 마치 그 중심을 향해 되밟아가듯 발걸음이 가볍다.
오름입구가 나와 다가가니 둘레길이 있다. 오름을 끼고 걷는 둘레길은 이른 시간이어서인지 사람이 없다. 그저 새들이 있고 바닥에는 제주 특유의 질긴 줄기를 한 키 큰 민들레가 노랗고 태양처럼 부풀며 하얀 씨앗으로 날아갈 때를 기다린다. 멀리 몽골의 대평원처럼 광활한 초원위에 수없이 많은 오름들이 각각의 모양으로 솟았고 말들은 유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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