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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드는 밤
베개 안고 씨름하는 긴 밤이 싫은데
나의 작은 창문이 도무지 안 밝는다.
적막한 시골 마을에 개 한 마리 짖어대고
기울어진 달 아래 몇 사람이 길을 간다.
부스스한 살쩍은 희어진 지 오래건만
나그네의 마음은 어쩐지 편안하다.
황량한 정원에서 베를 짜는 베짱이야
쓸데없는 짓이지 네가 무얼 짜겠느냐?
솔 출판사의 세계시인선 22권 소동파의 <여산 진면목>麗山眞面目 중
셋째장 (첫번째 귀양살이 후) 자유의 몸이 되어 에 나오는 시이다.
해남도(海南島)로 유배된 지 3년째 되는 해인 원부(元符) 2년(1099)
가을 해남도 담주(儋州)에서 밤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한 어느날 밤
의 정경을 노래한 것이다. 적막한 시골의 밤 풍경을 감정의 동요 없이
매우 담박하게 그려 놓았다.
베짱이의 울음 소리는 마치 베 짜는 소리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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