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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haeoreum 2017. 8. 16. 17:23


김밥 만들기는 예술상상 프로그램 과정 중 꼭 한 번씩 하는 철학프로그램이다. 오늘은 모두 열한 명이라 두 모둠으로 시작한다. 재료 중 시금치 대신 부추와 오이와 깻잎이 왔다. 재료를 준비할 때 생야채를 피하자는 부탁을 했는데 아무래도 생각대로 조화로움은 조금 멀겠다. 조리를 시작하기 전에 음식재료에 얽힌 그믈 모양의 관계를 설명하며 김밥의 구조를 시간과 공간감으로 안내한다, 이해가 어렵지 않지만 안내하는 것이 생동감이 부족하다. 설명하는 나의 목소리도 오늘은 울림이 적지만 차분하게 들으며 이해한다.

이곳 주천지역아동센터는 매주 마다 집밥 만들어 먹는 프로그램이 시행중이란다, 그래서인지 김밥을 만드는 과정은 두 모둠 모두 평소처럼 어렵지 않게 진행된다. 아이들과 어울리는 아동센터 선생님들의 평소 마음씨가 정감 있게 느껴진다. 나눔을 위해 필요한 덕목을 미리 안내했는데, 깨끗이, 욕심없이, 서로간의 조화, 음식의 모양과 상차림 예쁘게, 나눔 등이다.

초등부터 중등까지 나이와 성별이 모두 섞였는데도 서로 사이가 좋다. 어쩌면 음식은 배려하는 마음인지도 모른다. 접시에 담는 모양과 서로 같이하는 모습이 편안하다. 접시에 담아서 선생님들 상과 어린친구들 상을 따로 차려 드렸는데 표정들이 밝다.

 

김밥의 모양이나 음식을 만들어 나누어 먹는 행위는 시간과 공간으로 이루어진 이타적인 구조를 이해하는데 적절하다. 또한 과정동안 시각과 후각, 촉각, 미각 등 감각을 알아차리는 과정을 통하여 자신도 모르게 절제의 마음을 체득하게 된다.

이렇게 김밥의 모양과 구조에 얽힌 시간과 공간감을 익히며 스스로 만들어 타인을 위해 나누는 과정은 구조주의 철학과 우리의 전통적 사유체계인 연기적 사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