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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4 년여 전 김제에서 농사짓는 인택형 댁에 방문했을 때, 잠든 사이에 검은 기운이 빠져나가고 이어서 옆에서 자던 인택형이 화장실에서 혈변을 쏟고 형수와 내게 한 번 보라고 한 적이 있다. 그리고 얼마 후에 만났을 때 뿌리까지 흔드는 기운이니 그 사람과는 함께하지 말라고 하는 그의 스승 말씀을 내게 전했다. 당시의 그 검은 기운은 명절 인사차 느티나무 동네에 갔다가 돌아올 때 쉰 목소리에 어깨에 담이 결려 아파하던 사람의 어깨에서 내게로 옮겨왔던 기운이다.

 이런 생각이 드는 오늘 아침 찻 자리에서 바람과 꽃이 말을 한다.

 내 사유로 살지 못한다면 죽은 삶이다.’

  ‘지금 진실할 때 각각의 살림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타인의 기억에 매어 스스로를 속이지 말아야 하겠다.’

 ‘참회를 해야 하는데 타인을 바로잡겠다는 수좌상에 빠지면 중독과 타인의 기억과 사유를 탐내는, 욕망하는 로 인하여 자신과 타인에 대하여 기대는 빙의憑意

 추석 쇠러 고향엘 가려는데 마침 스님과 재가자 세 분이 하루 묵으러 온다고 전화가 왔다. 약간의 차와 쌀 한 됫박과 반찬이라곤 묵은 김치와 장이 전부이니 불편할 것이다. 엊그제 마당가 연못의 창포를 베어 인디언텐트 같은 변소 앞의 가림막을 엮어 달았다. 묵어가는 손님에게 근심이 있다면 풀어 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