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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혜관 스님 시에 붙여

haeoreum 2018. 1. 28. 12:39

​"창문 안의 양지 볕에 노는 것도 좋긴 하다만"

창문속의 햇볕 속에 조는 강아지,
운동장의 햇볕 속을 뛰는 강아지,

창문속의 햇볕 속에 조는 고양이,
뒷동산의 햇볕 속을 기는 고양이,

창문속의 햇볕 속에 조는 사람아,
산등성이 햇볕 속을 걷는 사람아,

창문속의 햇볕 속도 좋긴 좋지만,
창문밖의 햇볕 속은 더욱 좋다네.

.......
.......

.......

얽어 묶여 사육되는 것보다야 자유로운 산천이 낫고, 스스로 얽어 묶인 삶보다야 자유로운 산천이 낫다. 설령 저 겨울 바람 속에 얼어 죽을망정....... 그러나 대문을 열고 나아가면 얼어 죽을 일은커녕 더 생기로울 세계일 테니까... ~ . ^ ...

.......

1월 31일 늦은 저녁엔 달이 지구에 가장 가까이 접근함으로 크게 보이는 ‘슈퍼문’과, 한 달에 두 번 뜨는 보름달인 ‘블루문’과, 실로 1982년 이후 35년 만의 끝까지 다 볼 수 있다는 개기월식(皆旣月蝕)이 겹치다니, 이는 한 사람의, 한 생으로는 한 번도 볼까 말까한 일대장관이라고 합니다.

그런 블루문과 슈퍼문이 함께 겹친 날 시작되는 개기일식은 서울기준 31일 밤 8시 48분경부터 시작되고, 2월 1일 새벽 1시 10분이면 끝난 후 다시 블루문과 슈퍼문이 합친 환한 달빛의 밤이 계속 됩니다... () ...

이는 우리가 볼 수 있는 자연적인 현상이지만, 번뇌와 망상 등 모든 세상사를 다 놓아버리신 상태에서 그런 자연의 변화와 함께하시면, 그런 자연적인 현상너머의 무한한 경지와 함께하실 수도... () ...

.......

항상 맑고 건강하소서..... () ....


몇 해전 제 거처에 차 잡수시러 오셨던 수녀님을 향해 지은 시입니다.
오늘 스님의 시를 보며 문득 떠올라 올려 봅니다.

​봄
-페트리나 수녀님께

지난해 받아두었다가 엊그제 눈 녹는 오솔길 가에 뿌린
직박구리며 참새소리 섞인 온갖 새들의 소리가선재동자 발자국처럼 몰록 몰록 허공에 피어납니다
갈래가 끝없는 저 오솔길
또 하나의 갈래에서 수녀님을 만났지요
오늘은 꽃피는 마을에 묵으신다죠?
클로리스 편에 남은 새소리 한 줌 보냅니다
창 밖 정원에 뿌려 벚꽃 하얗게 내리는 밤
플로라를 맞이하시는 꿈에 산책하듯 들으실 거예요
구국 구국 구국 구국
구국새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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