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회 하기를
선회 하기를 절룩이며 가는 나팔소리여 털북숭이 물고기여 홀로 남은 외눈이여 너의 입방체로 돌아가라 태초의 검은 주전자 갇힌 말벌 일랑 날려 보낸 후 틈을 없애라 오로지 주둥이의 물구멍으로 새어드는 햇살과 공기를 받으며 소리 없는 울음으로 울어라 가득 찬 울음이 속껍질을 뚫고 벽을 녹이거든 돌콩도 고마리도 너와 너의 사라진 눈 그리고 비늘의 경계에 피어 나리라 울지 말라 온갖 연정과 자괴는 스스로 개미들의 먹이가 되게 하라 단풍에 깃든 말들을 너를 향해 쏟아지고 정수리로 스며들어 울음 머금은 새하얀 눈으로 쌓이게 하라 쌓인 눈 속에서 푸른 손톱의 움을 틔우라 나는 그늘의 윤회를 믿는다 소리 없이 걷는 그늘을 서늘했다가 얼려버리는 지표를 밟는 발바닥을 돋았다 사라지는 지표의 소름을, 나는 움직이는 그늘 아..
詩
2018. 1. 30.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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