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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 돌람의 시

haeoreum 2017. 9. 25. 17:12


우리는


이스. 돌람

천체 가운데 있는 이동민인가. 우리는
서로 다른 혹성의 방랑자인가. 우리는
여러 가지 사고로 영원의 평안에서 추방당하고
온 것인가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염라대왕의 지옥에서 징벌을 피해
나온 것인가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주 오랜 옛날 전생에 닭 또는 개로 살거나
아니면 수신, 천신으로 살았을지도 모른다.
꽃이, 나무가, 바위가 변한
지혜로운 자, 어리석은 자, 용기 있는 자
단 사탕수수 같은, 짠 소금 같은
매운 고추 같은, 탄 것 같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서로 다른 성격의 사람들이 세상을 이루고
천성이 못난 우리는 이곳에서 운명을 매듭 짓는다.
천체의 역참 길로 가다가
여러 해 길을 잃지나 않을까, 우리는





천국보다 지옥에 이르는 것이 가깝고

이스. 돌람



천국보다 지옥에 이르는 것이 가깝고
위로 오르는 것보다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 쉽다.
선을 이루는 것은 죽은 것을 되살리는 것만큼 어렵고
악을 행하는 것은 살아 있는 것을 죽이는 것 처럼 쉽다.
내세와 전생이라는 것이 없다 한 이상
두 번 사는 것이라고 하여 미친 것은 아닐 것이다.
편한 것을 생각하고 어리석음을 행하며
생애를 낭비할 수 있는 세상이다.
염라대왕이 있는 지옥의 신화를 믿지 않고
밝은 지성을 가진 자라고 하기는 어렵다.
저녁의 바람을 맛보지도, 알지도 못하고
자신의 아이들을 죽도록 두려워하며 살아간다.
젖 같은 순수한 마음과 신앙심은
사원의 황금 첨탑에 쌓인 작은 먼지 위에 누워 있다.
천국보다 지옥에 이르는 것이 가깝지 않은가.
위로 힘써 오르는 것보다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 쉽지 않은가!





변신

이스. 돌람


축생이 인간으로 변신하는 일은
생명이 있는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가?
아담의 후예가 동물이 되어 변신하는 것은
손바닥을 뒤집듯 그렇게 쉬운 일
독주에 취해 표범이 되어 으르렁거리는 것은
짐승의 성질을 드러내며 사는 그것이다.
맛을 탐미하여 솔개가 되어 공중을 맴도는 것은
탐욕과 간교함을 보여주고 있는 그것이다.
여우의 꾀로 다른 이를 속일 생각을 가지고
소의 고집으로 그릇되게 애쓴 지도 오래 되었다.
중상과 송사에 있어 인간은 까치보다 무엇이 부족 할까.
탐욕에 빠질 때에 이리보다 무엇이 뒤질까.
양처럼 온순하다는 것은 인간 같다는 말
큰 까마귀가 되어 눈을 쪼는 것을 그만두지 않는다.
욕정의 올무에 걸려 닭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방탕의 힘에 끌려 개처럼 지쳐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감추어진 죄된 마음은 잠시동안 나를
못된 짐승으로 만들어 그 행위를 보게 한다.
동물이 인간이 되는 일은 없지만
살아 있는 인간이 짐승으로 변모하는 일은 무수하다.




자유

이스. 돌람



범람한 강을 맨발로 건너고
소가 있는 우리에서 홀로 잠자며,
밤낮의 시간을 잊은 채
외로운 홀씨처럼 떠돌고 싶다!
꽃과 나뭇잎의 진한 향기에 잠들 만큼 취하고
맑은 저녁 공기에 마음은 관대하로 새로워지리.
달이 밝은 밤에 목청껏 노래하며,
그리워하고 초조해하는 일 없이 떠돌아다니고 싶다!
죽어 잠시 험준한 바위에서 길을 잃은 이들의 불쌍한 영혼
가는 길에 생자의 이름을 부른다면 부르게 하라.
생명의 세상에서 분노로 공격하는 어떤 이보다
조금 더 자애로운 마음으로 산다면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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