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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談. 범부채

haeoreum 2018. 9. 1. 09:56

장마가 걷히고 범부채가 봉우리를 맺었습니다.
부채살 처럼 이파리를 펼치고 범 무늬의 꽃을 피우고 바른 갈무리로 지는 꽃.
까만 씨앗은 다시 태어날 하늘이 든 별입니다.


다시
-부끄럼에게로

군중 속의 나를
노리며 달려드는 표범
사력으로 떨쳐내다
홀연히 사라진 그를
찾아서 온 숲에 머물다 가네

이파리로 덮어 놓은 비밀은
언제쯤 입을 열지 알 수도 없으면서
고독을 다른 방으로 옮기지 못하고
부끄럼에게로 돌아가는 배

숲은 섬 안에 있고
섬은 해류에 기우뚱 떴네




(2009년)



태초의 하늘은 내면에서 꽃을 피우기 위해 빛의 존재 중생체들이 머리에서 생겨나 하나가 되어 배로 내려와 몸을 흰 빛으로 가득 채우며 알이 됩니다그리고 태초의 바다와 뭍을 열고 일곱가지 빛깔의 睡蓮수련을 피워 만개의 꽃으로 장엄하는 것입니다이렇게 자신을 열어서 꽃을 피워내는 본래의 기운이 용입니다힌두의 창조 신화 속 셋이면서 하나인 존재 브라흐마비슈누시바이며이는 불교의 삼세불이고우리 전통의 세 하늘의 모양입니다어릴 적 우리 할아버지는 어린 손주를 안고 불와 불와 불와 불와하시며 회음을 중심으로 잡고 좌우로 일렁이셨습니다그리고 시상 달공 시상 달공” 하시며 앞뒤고 일렁이고, “도리 도리 도리 도리” 하시며 머리를 좌우로 돌리시며 노셨습니다배를 열며 잠에 매이지 않고가슴을 열며 초월하여 공에 이르고머리를 열며 하늘의 도리를 아는 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