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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談

기생충

해오름 haeoreum 2019. 12. 12. 07:13

▪제 목 : 몸의 시선 (The eyes of the body) ▪크 기 : 아트북 세로207×가로97×두께2 cm 10Page (케이스포함 212×102×9 cm) ▪재 료 : 장지에 디지털 프린트, 오리엔탈 바인딩, 우드 케이스 ▪제작년도 : 2003년, ▪2014년 제주도립현대미술관 소장

 

그날 새벽

 

그대 자고 간 여자의 원피스 위에

팔 하나 잘린 채 숨을 몰아쉬고 있습니다

 

벌써 세 시예요

새벽이 창을 넘어와 나를 이끌고

산성 너머 마을버스 종점 앞 가게 마루에

취해 쓰러진 늙은 남자의 속으로

나를 들여 보냅니다

 

‘잘 있다’고 안개가 비껴 흐르며 겨우내 헐려 나간

시민아파트 잔해의 안부를 전해 주네요

 

그대 귀속에 강물처럼 고요한

새벽녘 먼데 개 짖는 소리

 

늙은 남자를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오는데 그만

슈미즈 위에 끈적하게 흐르는 검붉은 체액

 

그저 축축해지면 자라 나오는 달개비 줄거리

 

노란 원피스 위에 물들이면

아주 잘 어울릴 거라며 말하던 알바트로스

 

 

(1999년)

 

2003김영태가 사람의 의식(意識)에 기생하는 기생충인 회()로 사람들의 을 탐닉하며 간음(奸淫)할 때, 나를 보냐? 는 물음을 몸이며 의식인 책()으로 제작하고서, 10여 년이 흐른 2014년에 김영태가 장애(障碍)가 되어 상상센터 고마를 이간질할 때 한길순 학예사와 상의하여 제주도립 현대미술관에 기증한 작품이다.

김영태가 한 여성의 몸에 숨어들어 욕망의 함정에 빠뜨리고 그들의 사생활을 세상에 폭로하여 세상의 제물로 만든 사건을 직면하고, 20여 년이 흐르는 동안 모든 스승들의 안내로 오래된 미래를 지나 다시 선 지금, 온통 기생하는 김영태의 의식에 감염된 세상의 제사상 위에서 김영태에 의해 미끄러질 머언 2만 년 후를 보니 돌이킬 수 없는 돌연변이의 비현실 세계이다. 이제 여기서 벌레만도 못하게 썩은 악령 김영태를 태워 지옥으로 보낼 때다. (2019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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