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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진 미술연구소에서 발행하는 사울아트 가이드 2월호 메일진을 열어 보다가 슐레스비히-미술과 문화박물관-고트돌프성 이라는 전시공간의 특별함에 이끌려 페르 키르케뷔의 드로잉들을 본다. 나의 드로잉과 비교하며 속삭이는 영태에게 나의 드로잉展에 글을 써주기를 청한다.   농담처럼 말하지만 어긋난 시간을 맞추는 것과 페르 키르케뷔의 대지에 대한 사유와 견주어도 될 듯 싶고, 되찾는 시간에 생겨나는 공간에서 영태가 써서 보내는 행위가 화해이기 때문이다.                                                             

'지옥으로 부터'로 시작하는 영태가 내게 진심어린 사유로 써 줄 나와 나의 드로잉에 대한 이야기와                                                                                                        '삶은 정의로 향한다'는 내가 영태에게 그림평을 청하는 사례로 선수치는 것이다.

아래 페르 키르케뷔의 전시에 대한 안내는 서울아트 가이드 2월호와 슐레스비히 미술과 문화박물관 고르도프성의 홈페이지에서 옮겼습니다. https://museum-fuer-kunst-und-kulturgeschichte.de/de/per-kirkeby-aus-der-nat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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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디 베쪼), ⓒPer KIRKEBY Courtesy Galerie Michael Werner, Märkisch Wilmersdorf, Köln & New York

“나는 시각인이다. 주변 환경이 녹색을 띠면, 작업에도 녹색이 나타난다. 한 작업이 완성되기까지 긴 시간이 걸린다. 이로써 여러 색으로 이루어진 층뿐 아니라, 자연의 층위가 담기게 된다.” 지난해로 생을 달리한 덴마크 출신 화가 페르 키르케뷔(Per KIRKEBY, 1938-2018)에게 있어 자연은 끊임없는 영감의 원천이자 관찰의 대상이었다. 지질학자로서 학위를 따기도 한 키르케뷔는 회화에 대해 ‘지성적인 명확함을 능가하는 방식’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1980년대 이후 작업이 중심적으로 전시되며 특히 검은색 하드보드지 작업과 과슈, 목탄을 사용한 대형 종이 작업 여러 점을 함께 선보이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자연과 예술작업 사이에서 ‘내면적 조우’를 발견하고자 한 작업은 “내 작업에 반짝이는 이끌림은 없다. 하지만 그 안에는 마치 스칸디나비아의 안개가 숨어있는 듯하다. 시간을 가지고 바라본다면, 나의 회화에 매료될 것이다.”라는 작가의 말을 떠올리게 한다.

- 변지수 독일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