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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심경은 오늘날 불자들이 가장 많이 읽는 경전입니다.

불교 경전은 몇 종류나 됩니까?”

때때로 이런 질문을 받곤 하는데, 불교 경전의 경우 정확하게 그 수를 헤아리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여러 학자들의 의견을 참고해서 말씀드린다면, 대충 3천 종 정도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3천 종이나 되는 경전 가운데는 그 이름조차도 알려지지 않은 것이 대부분입니다. 전문 불교학자들이 모르는 경전도 아주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경전은 아마 3천 종 가운데 1퍼센트인 30종 정도밖에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헤아려보아도 100종은 넘지 않을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불자들이 가장 잘 알고 있는 경전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반야심경입니다. 반야심경은 지명도가 가장 높은 경전입니다. 종파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사찰에서는 법회 때마다 이 경전을 읽습니다.

어째서 반야심경은 그토록 인기가 많은 것일까요?

무엇보다도 첫째 이유는 이 경전의 길이가 짧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경전의 글자 수는 300자도 채 안 됩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바쁜 현대인에게 길이가 짧은 것은 가장 큰 매력일 것입니다. 경전을 독송하거나 사경을 할 때도 그것은 큰 장점입니다.

둘째 이유는 반야심경이 대승불교의 깊은 사상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야심경은 소승불교의 복잡하고 난해한 교리체계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대승불교의 관점에서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공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만 간단하게 말하면 집착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소승불교는 번뇌에 집착하고 있었습니다. ‘번뇌를 없애야 돼. 없애야 돼.’ 하며 기를 쓰고 고군분투합니다. 마치 잠이 오지 않는 밤에 잠자야지, 잠자야지.’하면서 양의 수를 세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 이들에게 반야심경은 거침없이 집착하지 말라고 가르쳐줍니다. 잠들려고 애쓰지 않으면 되는 것입니다. 번뇌에 얽매이지 않으면 되는 것입니다. 바로 이런 점이 반야심경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