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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해 저문 양화대교…택시는 달립니다"
영상뉴스입니다.영상뉴스입니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우리 집에는 매일 나 홀로 있었지
아버지는 택시 드라이버
어디냐고 여쭤보면 항상 양화대교" 
- 자이언티 < 양화대교 >

무대에서 오래 활동해왔던 가수 자이언티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계기는, 빠른 비트도 자극적인 가사도 담기지 않았던 이 곡.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양화대교'였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택시 드라이버, 택시기사였습니다.

"물론 대단한 직업이었지만 밝히는 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 자이언티/가수


택시는 젊은 가수의 노래뿐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의 화면 곳곳에서, 소설과 수필과 시의 장면 곳곳에서 마치 숨을 쉬듯 자연스레 등장합니다.

성가신 일로 느껴질 때도 있지만 때로는 기사분과의 세상살이 대화도 바로 그 택시 안의 고전적인 풍경이어서인지 택시 속에서의 대화를 설정한 예능 프로그램도 나왔지요.

우리나라에서 택시의 처음은 지난 1955년, 시발택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시발택시 
- 1950년대에 운행되던, 지프차를 개조한 택시

마치 군용 지프차를 연상시키는 외관에다가 첫 출발을 의미하는 '시-바ㄹ'이란 글자가 박혀있는 택시.

그러나 시발자동차의 시대는 그리 오래가진 않았으니, 택시도 예외 없이 세상의 발전에 따라서 계속 변화해 왔습니다.

새나라 택시, 포니 택시,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오늘날의 택시까지…

도시가 만들어내는 끊임없는 새로움은 이전에 존재하는 것들을 한순간에 구식으로 만들어 버렸던 것이지요.

더구나 각종 신기술을 도입한 운송서비스가 개발되고, 미국에서는 무인택시마저 상용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요즈음…

우리가 알던 택시는 이제 낡은 교통수단이 되어서 기억의 한편으로 점점 밀려나게 될까…

어제 그가 쓴 편지에는 바로 그런 고민들이 무거운 색깔로 담겨 있었습니다.

제자리걸음인 것 같은 택시 서비스와 간혹 승객을 불편하게 만드는 상황도 있기에 소비자의 냉정한 시선이 존재한다는 것도 사실이지요.

그 역시 그런 시선을 마음 한편에 담아두었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한 달 전 손주를 본 그가 마주한 세상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내세워지는 장밋빛 변화가 아니라 인간을 이롭게 하는 기술이 도리어 인간을 소외시키는 현실의 역설…

그의 편지를 받아 든 우리는 기껏 해봐야 늘 그렇듯 상생의 방법은 없는가를 찾아 나서야 하지만 무척 막막한 일이라는 것을 고백합니다.
  
"그때는 나 어릴 때는 아무것도 몰랐네
그 다리 위를 건너가는 기분을" 
- 자이언티 < 양화대교 >

그 마음을 모두 헤아려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결코 우리가 함부로 접어서는 안 될 땀에 젖은 이야기들…

오늘의 앵커브리핑으로 전해드렸습니다.
http://news.jtbc.joins.com/html/032/NB1174103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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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내로남불'은 나의 창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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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불(가 하면 맨스 이 하면 륜)

얼핏 사자성어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사자성어는 아닌 이 말의 원작자는 누구일까…

"내가 창작한 말이다"

주인공은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었습니다.

지난 1996년 15대 총선 직후에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이 이른바 '의원 빼가기'를 시작했는데 여기에 대해서 야당이 비판하자 자신이 이 '내로남불'의 논리를 들어서 반박했다는 것이죠.

하긴 22년 전이긴 하지만 그가 그 말을 했다는 것은 그 시대를 살았던 모두에게 어렴풋이 기억나는 일이기도 합니다.

장면은 바뀌어서 2018년의 막바지.

단돈 천 원 아니 몇백 원으로도 삶을 꾸리는 노동자의 희와 비가 엇갈리는 것은, 또 심지어는 생사가 엇갈리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같은데…

더구나 줄어든 일자리 탓에 임금을 줄이고  대신 고용을 늘리는 일자리 나누기가 뜨거운 이슈가 된 경제상황에서 정작 스스로의 연봉은 예외였던 것일까…

법정시한을 훌쩍 넘겨 처리된 예산갈등, 그 와중에도 일사천리로 처리된 항목이 있었으니…

"국회의원 세비 인상"

반면에 줄어들거나 증액이 취소된 예산들은 청년 일자리 예산, 실업자를 위한 구직급여 예산, 노인 기초연금 예산 등등…

청년 일자리 예산 - 1240억원 삭감
구직급여 예산 - 2165억원 삭감
농업소득보전직불금 - 3242억원 삭감
노인 기초연금 예산 - 4102억원 증액 취소

물론 제대로 일만 잘한다면야 세비 좀 올려줘도 나쁘지는 않겠으나, 우리가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장면이란 툭하면 멈춰서는 국회, 텅 빈 본회의장의 풍경, 쌈짓돈같이 사용하는 특활비, 각종 외유성 출장…

오죽했으면 국회의원 본연의 임무인 입법과 정책개발에 우수한 의원에게는 총 1억 9000만 원의 포상금마저 주어진다는데…

비난에 못 이겨 도로 그 돈을 내놓겠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들은 과연 타인의 임금에 서슬같이 엄격한 만큼 스스로의 임금에도 엄격한 것일까…

"내로남불은 내가 창작한 말"

그는 약간의 으스댐을 녹여서 이렇게 말했겠죠.

그러나 이 말을 처음 꺼낸 이가 그인지 아닌지는 사실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단어가 가장 어울리는 가장 적재적소는 이래저래 단어가 처음 태어난 바로 그곳, 정치권이니까요.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http://news.jtbc.joins.com/html/377/NB1174037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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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소소 (小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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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처럼 풀리지 않는 팍팍한 세상사 때문일까.

사람들이 원하는 삶의 방식은 점차 소소한 즐거움과 스스로를 향한 위안으로 바뀌어 가고 있지요.

"막 구운 따끈한 빵을 손으로 뜯어 먹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넣은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새로 산… 하얀 셔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쓸 때의 기분"
- 무라카미 하루키 < 랑걸한스섬의 오후 >

하루키의 책에 등장한 이후 이제는 삶의 한 양식처럼 돼버린 소확행.

단어의 맨바닥에는 감출 수 없는 체념과 절망의 마음이 숨어있다지만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개인의 소소한 일상 또한 담겨있습니다. 

다소 엉뚱한 유행어도 생겼습니다.

소확행이 아닌 소확'횡'

개인 자료를 회사 프린터로 인쇄하거나, 지우개나 볼펜 몇 자루를 슬쩍 집어오는 등 회사의 자원을 소소하게, 말 그대로 슬쩍하는 직장인의 작은 일탈을 의미한다는데.

엄격한 잣대로 보자면 비난받을 일이겠지만 그렇다고 딱히 죄가 되지는 않는 애매하고도 소소한 횡령이라고나 할까…

소소위.

풀어쓰자면 그곳의 명칭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위원회'의 '소위원회'

법적인 근거도 뚜렷하지 않고 기록조차 남지 않는 그 작은 방에서는 지난 며칠간 수억, 수천억, 수조원의 거래가 진행됐습니다.

새벽길을 달린 6411번 시내버스의 승객들이, 갑질의 횡포를 감내하며 가족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모으고 모아서 낸 세금은 그렇게 거래하듯 나누어졌습니다.

"6411번 버스라고 있습니다. 매일 같은 사람이 탑니다. 새벽 5시 반까지 출근하는 강남 빌딩의 청소 아주머니들…"
- 고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

진통 끝에 예산안은 내일 통과될 예정이라고는 하지만 그마저도 거대 여야당들의 이해가 어우러진 합작의 결과물이라니…

그래서인지 작은 야당에서는 바로 그 소소위 안에서 벌어진 예산 거래의 백태를 만천하에 알리겠다는 으름장마저 나온 오늘…

소확행. 그리고 소확횡.

그 안에 담긴 '소소' 함의 사전적 풀이는 '대수롭지 않고 자질구레하다'라는 의미라는데.

그동안 소소위에서 그들이 행한 것은 소소한 행복도 아니고 소소한 횡령도 아닌 그들만의 커다란 행복…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http://news.jtbc.joins.com/html/686/NB1173868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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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악당 전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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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뛰어난 수완을 가진 변호인이었습니다.

2차 대전 당시에 나치 게슈타포의 책임자이자 1만 4000명을 학살한 '리옹의 도살자' 클라우스 바르비를 변호했고, 캄보디아 킬링필드 학살의 주모자인 키우 삼판의 무고함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2011년에는 500여 명의 시민이 다이어트약으로 인해 숨진 사건에서 보험회사 측을 변론했는가 하면,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불법대선자금 문제를 변호했습니다.

"역사적 심판에는 관심이 없다. 오직 사법적 진실만을 추구할 뿐이다."

그의 이름은 파트리크 메조뇌브.

우리에겐 유병언의 장녀 유섬나 씨의 변호사로 알려진 인물이기도 합니다.
 
아무도 변호하려 하지 않는 피고인을 변호하는 전문 변호사…

물론 그것은 피고인이 거액의 수임료를 지불할 경우에만 가능했으니, 그에게는 '악당 전문 변호사'라는 별칭이 붙을 만 했습니다.

로펌 회사 하나가 연 매출 1조 원.

최근에 알려진 그 기록은 김앤장이 가진 위상을 보여줍니다.

김앤장의 역사는 곧 인재영입의 역사라 할 정도로 그들의 이른바 '맨 파워'는 대단했고…

그 탁월한 인재영입술 덕분이었을까. 

법이 아닌 비법률적 능력 또한 탁월해서 김앤장의 손을 거치면 안 되는 것도 되게 한다는 업계의 평가는 이어집니다.

한 손엔 법전, 또 한 손엔 권력. 

그러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그 로펌이 담당한 사건들이란…

배출가스 조작으로 논란이 된 폭스바겐의 변호.

사망자만 1000명을 넘긴 가습기 살균제 옥시의 법률대리인.

노조파괴 혐의를 받는 갑을 오토텍의 사측변호인.

그리고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18년째 법정투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의 변호인…

여기에 더해서 검찰에 따르면 전범 기업의 손을 들어주기 위해서 지난 정부의 청와대와 대법원, 그리고 김앤장이 모여서 삼각편대로 나섰다는 의혹마저 덧붙여졌으니…

세상은 그들에게 어떠한 별칭을 붙여줘야만 할까…

"역사적 심판에는 관심이 없다. 오직 사법적 진실만을 추구할 뿐이다."

이른바 악당전문 변호사인 파트리크 메조뇌브는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물음표에 대해서 침묵하고 있는, 아니 정확한 규모와 영향력조차 베일에 가려진 거대한 변호인 단체.

그들 역시 마음속으로 똑같은 주문을 되뇌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http://news.jtbc.joins.com/html/135/NB1173813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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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눈에는 눈, 이에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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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는 눈, 이에는 이"

기원전 1700년경에 바빌론을 통치한 함무라비 왕은 모든 이들이 볼 수 있도록 커다란 돌 위에 설형문자로 법전을 새겼습니다.

196조│눈을 쳐서 빠지게 하였으면, 그의 눈을
197조│뼈를 부러뜨렸으면, 그의 뼈를
200조│이를 빠뜨렸으면, 그의 이를
< 함무라비 법전 >


내 눈을 상하게 하면 상대방의 눈을 상하게 하고, 내 이를 상하게 하면 상대방의 이를 상하게 한다…함무라비 법전의 상응 보복법.

얼핏 야만스럽고, 잔인한 원칙 같아 보이지만 사실 이 법은 알고 보면 가장 선진적이고 문명화된 법이었습니다.

철저한 신분 사회였던 그 시절, 법은 설사 권력자가 피해를 입었더라도 반드시 다친 만큼만 처벌하도록, 그 이상의 보복은 불가하도록 만든 원칙.

무려 기원전 1700년에 규정된 법의 공정함이었습니다.

누구에게나 공평한, 법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지켜내야 하는 곳, 두말할 것 없이 그곳은 바로 대법원이겠지요.

헌정사상 최초로 전직 대법관 두 사람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은 그래서 법의 기본이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들여다보게 만듭니다.

"특정인의 개인적 일탈이 아닌 지휘감독에 따른 범죄행위
재판의 독립이나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
그것을 훼손한 범행은… 매우 중대한 구속 사안"
- 검찰 관계자

그 모든 혐의가 사실이라면…

조금 더 많은 권력을 쥐고 있거나 조금 더 단단한 권력의 장벽 안에 있다면 지은 죄는 무마될 수 있는가…

그러나 스스로의 문제를 두고 법원에서 나온 항변은 이랬습니다.

"명의는 환부를 정확하게 지적해 단기간 내 수술로 환자를 살리는 것…
해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안철상 법원행정처장

그들은 고통스런 수사를 비판하며 환부만 도려내 달라 요구했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들의 혐의는 강제징용 피해자들로 대표되는 가장 약한 자들의 고통을 딛고 서 있었습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누구에게나 공정한 처벌을 강조한 함무라비 왕의 기본원칙은 성문법의 기초가 되어 오랜 시간 이어졌습니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된 함무라비 법전 맨 앞머리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이 땅에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그리하여 강자가 약자를 함부로 해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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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jtbc.joins.com/html/072/NB11737072.html


[앵커브리핑] "거악의 은신처는 어둠이 아니라 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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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신탕, 개소주, 토룡탕, 뱀집…

1982년 서울시는 이러한 상호를 가진 식당의 대로변 영업을 금지했습니다.

무허가 간판과 광고물은 물론이고 노점상도 철거 및 금지의 대상이 됐습니다.

서울의 봄을 밟고 일어선 새로운 군사정권은 세상을 깨끗이 청소하고자 했습니다.

어렵사리 획득한 올림픽인데 외국인에게 가난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는 명분하에 상계동을 비롯한 서울 200여 군데 달동네 주민들은 살던 집에서 쫓겨나 거리에서 한뎃잠을 자야 했습니다.

청소의 대상에는 사람도 포함됐습니다.

"도시 정화를 명분으로 부랑인이나 매춘 여성 등을 시설에 입소시켜…'사회악의 일소'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되었다"
- 박해남 < 88 서울올림픽과 시선의 사회정치 >, 한국현대 생활문화사


사창, 소매치기, 앵벌이, 비렁뱅이, 날치기, 넝마주이, 전과자…

그것은 '사회악의 일소'라는 명분하에 진행된 부랑인 강제수용, 즉 인간 정화사업이었습니다.

"노역하는 사람들을 몽둥이 든 남자들이 감시하고 있고 사나운 개 몇 마리가 주위를 지키고 있었다"
- 김용원/당시 울산지청 감사

1986년의 겨울.

우연히 그 장면을 목격한 젊은 검사는 의문을 품었습니다.

군인도 아니고 재소자도 아닌데 왜 강제노역을 하고 있는가.

몽둥이와 사나운 개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렇게 의문 속에 죽어 나간 사람만 513명…

삼십 년 넘는 세월이 지나 그들은 뒤늦은 사과를 받았습니다.

"그래도 사과를 들으니 마음이 이상하네."

탄식에 가까운 말과 함께 눈물을 훔치던 피해자는 말했지만…

오랜 시간을 돌아 그들이 받은 사과는 당시 가해자들이 아닌 가해자의 대리인, 혹은 가해자의 후배들에 의한 사과였지요.

'사창, 소매치기, 앵벌이, 비렁뱅이, 넝마주이, 전과자…'

청소의 대상은 고작 이러한 약자들이 아니었고 자신들의 빛나는 시대를 이어가기 위해서 타인들의 시간을 어둠으로 몰았던 사람들이 아닌가.

정작 그들은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얼마 전 형제복지원 피해자 한종선 씨에게 인권상을 수여한 단체에서는 수상결정 이유를 설명하면서 이런 말을 덧붙였습니다.
  
"놀라울 것도 없이 거악의 은신처는 어둠이 아니라 빛입니다." 
- '진실의힘' 인권상 심사위원회, 2018년 6월 26일

하긴 전 재산 29만 원으로도 그들은 여전히 밝은 빛 속에 있으니…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http://news.jtbc.joins.com/html/114/NB11735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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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그들은 무엇 때문에 정치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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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버스는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버스노선 중의 하나가 됐습니다.

매일 새벽 4시 정각, 구로동에서 출발해서 개포동까지 가는 6411번 버스.

"6411번 버스라고 있습니다. 매일 같은 사람이 탑니다.
새벽 5시 반까지 출근하는 강남 빌딩의 청소 아주머니들…"
- 고 노회찬 의원

그는 주의를 기울여 살피지 않으면 알아차릴 수 없는 현실을 끄집어냈습니다.

이른 새벽, 그 버스의 승객들은 조용조용 하루를 견디며 살아가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분들이 우리를 찾을 때… 냄새 맡을 수 있고, 손에 잡을 수 있는 곳으로…"
- 고 노회찬 의원

그들을 오래 응시해온 정치인 노회찬은 '존재하되 우리가 그 존재를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정치가 바라봐야 할 곳이 어디인가를 보여줬습니다.

"우리에겐…어린 나이에 미혼모가 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아는 마음.
가난하게 살거나, 흑인으로 사는 것. 장애인으로 사는 것.
노인으로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는 마음. 곧 공감을 지닌 사람이 필요합니다."
-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2007년 7월 17일)

지난 2007년 미국 대선 유세 중에 오바마 후보는 자신의 연방대법원 판사 선임기준을 이렇게 밝혔습니다.

공감.

비록 그것이 나에게 닥친 일이 아닐지라도 타인의 마음을 헤아려 공명하는 마음.

그 역시 법과 국가권력이 바라봐야 할 곳이 어디인가를 선명하게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예산 삭감은 비정해 보입니다."

며칠 전에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벌어진 논쟁이었습니다.

시설을 이용하는 한부모 가정에 지원하는 예산 61억 원.

"한부모 시설에 있던 아이가 나중에 보면 고아원에 가게 되고요, 고아원에 가면…"
- 김용진 기획재정부 제2차관

모든 걸 국가가 책임져줄 수는 없으니 전액 삭감해야 한다는 지적에 반대하는 차관의 목소리는 떨렸습니다.

국민의 세금을 사용하는 문제에 감정이 개입돼서야 되겠느냐는 힐난은 합리를 가장함으로써 한순간 그럴듯하게 들리는 모순은 아닐까…

"우리가 무엇 때문에 정치를 하는가…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같은 자리에서 나온 누군가가 했다는 이 말이 차라리 더 핵심에 매달린 말이 아닐까…

그들이 소위 쪽지예산, 카톡 예산으로 한부모 가정 예산보다 훨씬 더 많은 지역구 예산을 챙길 때…

6411번 버스에 탄 사람들을 위한 예산은 그만큼 잘려나갔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정치라는 것이 모든 사람을 위한 연민과 정의의 직물을 짜는 것이라는 점을 잊어버릴 때,
우리 가운데 가장 취약한 이들이 맨 먼저 고통을 받는다"
- 파커 J.파머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http://news.jtbc.joins.com/html/464/NB11734464.html


손석희 앵커 / 대표이사
진실을 말하겠습니다. 치우치지 않겠습니다. 귀담아 듣겠습니다. 그리고 당신 편에 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