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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불교와 문화] 페이융의 알기 쉬운 『금강경』 읽기
<페이융의 알기 쉬운 『금강경』 읽기> 코너에서는 중국의 대표적인 불경 연구가인 페이융이 불교 경전, 그 중에서도『금강경』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현대적으로 해석한 책, 『초조하지 않게 사는 법』(유노북스 刊, 2016) 중에서 한편씩 발췌해 소개한다.

철저한 해탈에 이르는 것은 지금 이 생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무한한 존재와 전체의 법칙을 위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금강경』이 전하고자 하는 이치다. 전체의법칙이란 무엇일까?
『금강경』에는 이 불경을 지니고 읽고 남들에게 설명하면, 불가사의한 공덕을얻게 될 것이라는 말이 여러 번 나온다. 제28품에서만 약간의 변화를 주어 “만약 어떤 보살이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세계를 가득 채울 만큼의 일곱 가지 보석으로 보시를 한다면 큰 공덕을 얻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 모든 존재에 내가 없음을 깨닫고 인(忍)을 이룬다’는 도리를 깨닫는다면 앞의 보살보다 더 큰 공덕을 얻을 것이다”라고 했다.
‘세상 모든 존재에 내가 없음을 깨닫고 인을 이룬다’는 말은 모든 존재에 절대적인 것은 없으며, 여러 인연이 합쳐져 이루어진 것이므로, 어떤 존재를 보든 내면의 진상을 들여다보고, 표면적인 현상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집착하자 말라”는 것이다.
『금강경』이 가지고 있는 불가사의한 힘이란 신통력도 아니고 초능력도 아니다. 『금강경』에 담긴 “집착하지 말라”는 가르침이 인생을 모든 구속에서 해탈시켜 온전히 자유로운 존재로 변화시킬 수 있으며, 그것이 바로 불가사의한 힘이다.
참으로 불가사의한 주장이다. 고금을 막론하고 거의 모든 종교와 철학은 한 가지 관점을 제시하면서 그것과 다른 관점들은 부정했다. 부처와 금강경만이 한 가지 관점을 제시하면서도 다른 관점을 부정하지 않았다. 동의도 부정도 하지 않고, 그저 모든 것에 집착하지 말고,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말라고 했다.
가장 혁명적인 것은 “세상 모든 존재에 내가 없음을 깨닫고 인을 이룬다”는 부처의 말이다. 쉽게 말하면 모든 현상에 변치 않는 절대적인 본성은 없다는 의미다. 부처는 자신을 긍정하는 동시에 부정하고, 결국에는 부정하지도 않고 긍정하지도 않았다. 집착하지 말라는 관점에 대해서도 역시 집착하지 않았다. 『금강경』에서 내놓은 관점을 굳이 정의하자면, ‘관점이 없는 것’이 바로 관점이다. 부처는 이 세상과 모든 사물에 대해 아무런 관점도 갖지 말라고 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머릿속을 텅 비워 존재의 본래 모습을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부처가 다른 사상가나 종교 창시자들과 다른 점이자, 부처의 사상 가운데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다.
부처 사상의 근본은 철저하게 뒤바꾸는 것이다. 언어의 배후에 있는 관념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그 관념을 사람을 가두는 감옥으로 간주했다. 부처는 이 감옥을 부수고 사람을 의식의 속박에서 해방시켜 자유로운 상태로 되돌려놓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어떻게 하면 모든 생의 굴레에서 벗어나자유롭게 살 수 있을까? 세상과 모든 사물에 대해 아무런 관점도 갖지 않으면 된다. 머릿속을 텅 비워 존재의 본래 모습을 받아들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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