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네가 잠들었을 때

해오름 haeoreum 2018. 9. 18. 07:54

네가 잠들었을 때

 

 

 

네가 옆으로 잠들었을 때 포화상태의 습기는 대지위에서 숨죽이고

어린 소녀만이 너의 테두리를 그린다

양파허물만큼이나 얇은 속마음이 네 육신을 움직이자

너를 비추던 빛이 미열의 소리를 낸다

여행 중에 만나는 윤회중인 마늘빵 한 봉지 세 부의 지방신문

두루마리 화장지와 박물관 탁자는 자유롭다

휴지는 나무의 영혼을 탈색하며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고

불길을 견딘 빵과 신문은 학예사의 가방으로 옮겨간다

나는 너의 뒷모습이 보이는 한 낮 숲속으로 여정을 옮겨

갖 잘린 머리털이 진물에 달라붙은 네 어깨를 가볍게 쓰다듬는데

태초의 네 살갗은 너무나 얇아 내 손가락이 안쓰러운 구멍을 내었네

네가 비스듬히 옆으로 잠들었을 때,

 

 

(2011)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메루 신화  (0) 2018.10.25
배반의 말  (0) 2018.10.24
네가 잠들었을 때  (0) 2018.09.18
  (0) 2018.09.16
우물에 빠진날  (0) 2018.09.13
"밝은 선비가 되어 꿈이라도 꾸자"  (0) 2018.05.24
댓글
댓글쓰기 폼
공지사항
Total
106,442
Today
36
Yesterday
75
«   2020/10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