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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에 대하여, ‘마이스터와 트릭스터 산양인 할머니가 자매에게 결혼 할 남편을 만나러 보냅니다. 자매는 자신들의 남편을 만나러 길을 떠나 오두막을 만나 남편을 만납니다. 가던 중에 만난 남자들은 진짜가 아닌 가짜였습니다. 동생은 가던 길을 멈추고 남자를 자기 남편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언니는 동생과 헤어져 진짜 남편을 만나러 다시 길을 떠납니다. 길에는 통나무가 가로 넘어져 있고, 처녀가 오는 걸 알아챈 산토끼가 통나무 뒤에 누웠다가, 통나무를 넘어가는 처녀의 치마 밑을 들여다보고 놀려댑니다. 처녀는 화가 나서 막대기로 토끼를 내려칩니다. 토끼는 코를 얻어맞고 두 쪽으로 쪼개집니다. 이렇게 갈라진 토끼의 코는 세계 어디에서나 세계를 나타냅니다. 그리고 두 쪽으로 쪼개진 얼굴은, 하나였던 세계가 해와 달이 생겨나고 밤과 낮으로 나누어진 세계이며, 토끼를 넘지 못하고 부끄러움에 갇혀 사는 불완전한 가짜의 삶입니다.

부끄러움을 넘어 토끼를 때려눕히고 진짜 남편을 만나 결혼한 언니는 진짜의 삶을 삽니다. 언니의 세계는 둘로 갈라진 세계가 아니라 통째로 하나인 세계입니다. 해와 달이 없고 밤과 낮이 없으며 부끄러움이 없는 세계입니다. 자기 내면의 자신을 만나 하나가 되어 완전한 세계를 연 완전한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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