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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움과 비움의 하나 됨, 차는 정신을 맑게 하고 고양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차를 마시는 것은 억지의 격식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마시는 사람에 따라 우러나오는 마음의 자연스런 모습입니다. 발효란 원초성을 지향합니다. 여기서 원초성이란 동물적 욕망이 아니라 사람다움을 말합니다. 다음 시는 나의 황폐했던 몸과 마음을 차와 공부로 열어주신 스승 아라가비 박현 선생님께서 전하는, 윈난성 소수민족 떠앙족이 오랫동안 불러왔다는 시조始祖의 전설이라는 엣 노래 가운데 한 구절입니다.

 

찻잎은 차나무의 생명

찻잎은 만물의 밝는 조상

하늘에 뜬 해와 달과 별들

그 모두가 찻잎의 정령精靈이라네

 

차는 몸과 마음을 복원하려는 굴성이 있습니다. 차 중에서도 보이차는 미생물의 발효작용으로 만들어지는 오행상의 흑차이며 내림의 성품이 큽니다. 보이차는 상기된 감정을 내림의 성품으로 가라앉혀주는데, 이는 억누름이 아니라 스스로 풀어버리는, 자신과의 자유로운 화해를 돕습니다.

보이차가 가진 큰 특징 중 하나가 기입니다. 기는 물질성을 띠고 있을 때는 에너지이며, 무형의 마음 움직임일 때는 아우라입니다. 마음의 근원으로부터 외부세계와의 통로인 감각과 행위를 오가며 연결해 주어서 조화롭게 마음을 움직이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 만든 발효음식은 이렇게 기의 흐름을 조화롭게 하는 역할을 하며, 특히 잘 발효된 보이차는 마음을 안정하고 상상력을 키워 직관에 이르도록 돕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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