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무덤 한 줌 어두운 곳에 누군가 와서 앉았다어두움이 소복이 내려 쌓인 무덤에서내다보는 시선은 명암의 경계에서 꺾였다 펴지며 내게로 오고 나는 그를 맞으려 하네 가볍게 날아오르는 새의 무게를 잰다새는 날아가고 남은 무게를주머니에 넣고 만지작거리는 나의 손 생명선 아래 여린 떨림으로 부푸는 작은 심장위에 붉은 눈이 쌓이고, 나는 몰랐어 껍데기에 부딪힌게 더듬이었는지 날갯죽지였는지 지느러미였는지 잘려나갈 꼬리였는지 나는 몰랐어 누에가 될지 달팽이가 될지 피라미 두꺼비 부엉이……… 하늘소가 될지 선회하기를 절룩이며 가는 나팔소리여 털북숭이 물고기여 홀로 남은 외눈이여 너의 입방체로 돌아가라 태초의 검은 주전자 갇힌 말벌일랑 날려 보낸 후 틈을 없애라 오로지 주둥이의 물구멍으로 새어드는 햇살과 공기를 받..
시간의 길을 따라 시간의 집에 사는 시간에게로 당신은 구부러진 시간이야 당신이 째깍 이는 바늘로 뜨개질 하고 있을 외딴집으로 가는 오솔길 어귀에서 당신의 집 한쪽을 들어 올리는 기울어진 중력을 보며 나는 웃고 있어 쪽문을 열고 들어가 예각으로 기울어지며 기다리는 당신에게 둔각으로 쓰러져 안기는 상상을 하면서 말이지 길 옆 노송들이 나를 보며 미소 짓네 나의 상상이 조금은 귀엽고 琥珀 속에 갇혀 바깥으로의 표면에 여린 손을 대고 내다보던 어린아이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겠지 나는 끝을 모르는 길의 바깥에서 당신을 만나러 온 거야 점선으로 지어진 두 개의 집에 들어 살다가 형상 없는 당신이 못내 그리워 이제 곁에 와서 반가운 눈물을 쏟네 노랗고 투명한 나의 안에서 손에 잡힐 듯 느껴지던 당신을 이제야 만나게 ..
http:// 가을이란 문패를 단깊은 고독의 나무들이 우거진골목안의 오래된 집 대문을 열어본 적이 있는가 누군가의 그리움이 내미는 손을 잡아주면서 자신이 물들어가는 지친 사람의 창가에서 노래하다그 사람의 지친마음을 沙囊에 담고 돌아오는새를 재우는 지친 마음을 자신안의 부드러움에 담가붉게 물들여 돌려보내는 오래된 집 작은 인연이란 실바람에 흔들리는나뭇잎이므로문을 밀고 들어오는 쉴 곳 없는 사람의 손과 아침에 떠오르는 기억이 부끄러울까 말없이 밖으로 나가 붉은 벽을 타고 오르는 붉어가는 넝쿨이 되는 사람을본 적이 있는가
우물에 빠진 날 새우를 고르는 어부의 집 오사리 물고기들 틈에서 未熟의 검푸른 몸으로 갯장어 새끼가 눈도 뜨지 못한 채 입을 벌려대고 콩게들은 그늘을 향해 쏜살같이 달아나는 마당가 입술을 열지 않고 제 속에서 꽃을 피우는 무화과가 말랑해지며 가을 속으로 들고 있지만 남방에서 왔을 이구아나는 건너편이 겨울인 줄도 모르고 가을의 두렁에서 도랑으로 풍덩 뛰어든다 내가 허방에 발을 딛어 시간이 멎은 순간을 바라보며 친구들이 안도의 웃음을 초고추장 맛으로 느끼는 사이 젖은 옷을 한 겹 한 겹 벗고서 수돗물에 씻겨 내리는 오물들을 바라보며 금시조에 쪼인 왼쪽 어깨 언저리에서부터 몸이 연두로 물들어가는 걸 안다 유쾌하고 고요하게 묵은 우물에 빠진 날 # 10|10|11 14:28:07 夢楢
먼 길 그래, 그대는 소멸이라는안개 속으로 나아갔다어제는 내리는 어두움에 가로등이 무릎 아래만 남기고 묻혀갈 때누구도 기대할 수 없는 불을 켰지바람은 계절이 다른 나라를 향해시린 가슴을 불어 간다 서리는 과연, 마른 풀잎과 푸석한 흙더미 위에서 빛나는 은빛의 자신이 그대의 체온임을 햇살이 떠나기 전에 알까갈래 길에서 방향은 부질없는 것 단지 숙였던 고개를 쳐들었을 때 더 먼 끝이 있는 곳으로서있을 시간이 조금 더 길 듯한 길로 들어서야지서리도 바람도 없는 곳길손이 아닌 자신만의 불을 밝히는가로등만 하나 서 있는 소멸 속으로 열려가는 저 길 어귀에도 작은 움직임이 있다연두색 한 잎 고요한 기지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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