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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이마에 독기가 돌면 졸음이 온다.

머리에 띠를 두르는 기로의 선에 독기를 돌리면 선을 따라 졸음이 온다.

201811808;21

김영태가 수없는 사람들 중 하나인 정진웅의 하늘 안에 깃들어 사유를 훔치고 있네.

김영태가 만든 얼개는 바른 하늘이 아닌 욕망의 눈으로 훔치려는 열린 문이 없는 상자()이며

욕망의 의식으로 훔치는 열린 문이 없는 병().

김영태가 만든 수없는 가짜의 하늘인 상자들은 사람들의 하늘에서 빠져나가 자신이 갇힌 지옥이 된다네.

포파의 상자

 

포파가 상자를 만들던 칼이 내 속으로 들어와 작은 상자로 변해 있다 상자는 해가 지는 순간이면 손잡이 없는 비수로 얇아지며 예리하게 날이 선다 그는 긴 잠을 용인하지 않고 두부같은 立方의 검은 잠 속에 숨어 있다가 새들도 깨어나지 않은 새벽에 나의 모든 생각을 품은 채 잠을 가르며 나온다 내일, 나는 그것을 고향의 작은 늪에 던질 것인데 그것은 한없는 어둠을 비집고 시간을 자르며 들어가 두무소로 떠올라 여목櫔木**의 노란 꽃으로 피어날 것이다 두무소 오십 리 아래 부론에서 만두를 먹는데 포파의 칼이 다져낸 나의 생각과 만두 맛이 닮았다고 백라녀가 이야기하는 사이, 식당 문 밖에서 칼이 작은 상자로 변하며 입을 열고 있다

 

유고슬라비아의 시인 바스코 포파의 시 작은 상자를 인용.

**산해경 속 中山經에 나오는 식물. 歷兒山에 자라는 식물로 줄기는 네모나며 잎은 동그랗고 푸르다. 화려한 노란 꽃이 피고 가느다란 털이 나 있으며 열매는 멀구슬 나무 열매와 비슷하다. 사람이 이 열매를 먹으면 기억력이 좋아져서 잘 잊어버리는 법이 없다고 한다.

 

(2009. 1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