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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평화상 무퀘게 "일본 비롯한 세계인, 성폭력 맞설 책임있다"

입력 2018.10.07. 10:18 
日교도통신과 인터뷰.."이익 중심 사고가 성폭력 피해자 고통으로 이어져"
2016년 방일 당시 日 시민단체 통해 위안부 문제 설명 접하며 '관심'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올해 노벨평화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의사 드니 무퀘게(63) 씨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을 비롯한 세계인에게 성폭력과 맞설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무퀘게 씨는 7일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노벨상 수상으로 성폭력 피해 여성의 괴로움을 세계에 알릴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히며 이렇게 강조했다.

산부인과 의사인 무퀘게는 콩고 내전 중 잔인한 성폭행이나 신체 훼손을 당한 여성 피해자들을 치료한 공로로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뽑혔다.

일본 언론을 상대로 한 인터뷰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가 성폭력과 맞설 '책임'을 언급하면서 일본을 특별히 언급한 것은 일본의 전시 성폭력인 위안부 문제를 염두에 둔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드니 무퀘게 씨가 2016년 10월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방한했을 당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 응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무퀘게 씨는 지난 2016년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방한했을 때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도쿄를 방문했을 때 위안부 할머니의 증언 영상을 봤는데 마음에 깊이 와 박혔다"며 위안부 문제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보였었다.

그는 당시 "할머니들이 민주콩고에서 제가 치료했던 15, 16살 소녀들과 똑같은 이야기를 하고 계셨다"며 "성폭력을 근절하고 피해자들을 회복시키기 위해 계속 투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언론들은 무퀘게 씨가 2016년 일본을 방문했을 때 위안부 문제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시민단체인 '여성들의 전쟁과 평화자료관(WAM)'의 이케다 에리코(池田惠理子) 명예관장은 아사히신문에 "무퀘게 씨가 방일했을 때 위안부 자료관에 안내했다"며 "위안부 여성의 상황에 대해 열심히 귀를 기울였다"고 말했다.

이케다 관장은 "(무퀘게 씨가) 국경을 넘어서 국가가 죄를 범해 여성이 침묵하게 되는 상황에서 무언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교도통신의 인터뷰 기사에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무퀘게 씨의 다른 발언은 없었다.

무퀘게 씨는 인터뷰에서 콩고 분쟁에 대해 세계적으로 수요가 높은 희귀금속을 둘러싼 경제 전쟁이라고 설명하며 "사람들과 기업들이 이익만을 생각하고 있다. 이익추구가 성폭력 피해자의 괴로움에 직결되고 있다는 것에 시선을 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콩고의 상황과 관련해 "병사들이 성폭력을 가족과 지역 커뮤니티를 파괴하기 위한 '전쟁의 무기'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해결을 위해서는 정치인의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술 중 수상자 결정 소식을 들었으며 다음날도 보통 때처럼 성폭력 피해자를 치료했다는 무퀘게 씨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의 확산을 언급하며 "최근 수년간 여성이 (성폭력) 피해를 밝히기 쉬운 상황이 되고 있다. (문제 해결에) 희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드니 무퀘게 씨가 2016년 일본 방문 당시 '여성들의 전쟁과 평화자료관'에 방문해 위안부 문제에 대한 설명을 듣는 모습. [여성들의 전쟁과 평화자료관 블로그 캡처=연합뉴스]

bkkim@yna.co.kr